이야기와 여행

2010. 7. 8. 04:56 | 일상
2006년까지 해외여행은 안중에도 없던 시절에도 꼭 가보고 싶은 곳이 있었는데, 바로 아테네 였습니다. 중학생 때 <소피의 세계> 라는 책을 보고, 나도 파르테논신전 앞에서!!! 라는 작은 소망을 가지고 있었지요. 이후 대학생이 되어서 <소크라테스의 변명>과 플라톤의 <국가>등을 보면서 다시 한번 열망을 불태웠지만 군미필자의 해외여행 시 귀찮은 짓은 정말 싫었던 탓에 미뤘습니다.

그러다 우연히 이번에 다시 그리스 초기 역사부터 다시 볼 기회가 있었는데 ... 갑자기 또 아테네에 가고 싶다는 생각이 마구마구 샘솟네요. 생각해 보면 로마에 가기전에 <로마인 이야기>라도 몇 권 더 보고 갈껄 하는 후회가 살짝 드네요.  그러고 보니 로마는 <천사와 악마> 파리는 <다빈치코드>를 보고 갔군요. 나름 톰행크스와 함께한 여행이었습니다. 하하.

제가 좋아하는 분은 일본의 교토를 <마x선생 네기x>, <러브히x>, <마부라x>, <만월을xx> 등등 에서 수학여행 가는 곳 이라고 표현하시더군요. 이야기의 현장에 있는 것은 정말 좋은 경험인듯 합니다. <냉정과 열정사이> 이후로 피렌체 두우모에 동양인이 엄청 늘었다던가 <겨울연가> 하나로 강원도 외국인 여행객수가 10배가 되었다던가.. 각자 자신이 감동한 이야기를 따라 여행을 하는 것은 여행의 주된 목적중에 하나임에는 틀림없어 보입니다.

소설 태백산맥의 배경중 하나였던 전남 벌교 남도여관을 찾아간적이 있는데, 일제시대 때의 여관이 그대로 보존되어있던 곳이었습니다. 매우 오래된 여관이라는 사실 자체만으로도 훌륭한 볼거리였습니다만, 같이 갔던 여러 일행들 중 태백산맥을 읽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과의 감흥에 많은 차이가 보였습니다. 저도 읽지 못한 것을... 옆 사람과 똑같은 감동을 받지 못하고 있다는 것을 무척이나 아쉬워 했어요.

픽션은 무척 감동적이지만 사실이 아니라는 점에서 별로고, 역사는 좀더 리얼한 느낌이지만 감동적인 이야기가 흔치 않다는 것이 아쉽네요.

물론 이야기만 쫒아가다가는 나의 이야기를 만들지 못하겠지만요...
어디 무인도 섬에 들어가서 평생 블로그나 해볼까요. 어느 폐인블로거의 섬...


Posted by 구운소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