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상력. 세상을 바꾸는 힘.
EBS에서 2008년 11월 10~12일까지 3부작으로 방영한 다큐멘터리 입니다.

처음엔 예고편을 봤을 때는 2부-상상력으로 암을 치료하는 장면, 3부-어린아이 교육을 보고 '건강'과 '교육'이라는 너무나 한국스러운 주제에 당황스럽기도 했지만, 본편을 보면서  저로서는 아주 유익한 다큐멘터리 였음을 확인하면서 즐겁게 감상했습니다.

1부는 상상력으로 세상을 바꾸고 있는 여러 사람들의 대한 소개가 나옵니다. 이들은 사실 실용적이지 못하거나 가능성이 없는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결국 이러한 사람들이 밑바탕이 되어 세상이 변해간다는 사실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가 로봇은 만들지 못하지만 로봇기지는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라는 일본 최대 건설회사의 판타지 영업부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실제로 착공이 이루어지지 않지만 모든 설계와 시연모형, 실제 세밀한 예산편성까지 완료하는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것을 홍보에 활용하고 있네요. 마징가z기지의 건설 설계도와 예산안(520억 9151만 650원)을 완료했고, 현재는 은하철도999의 발차대를 만들고(?) 있다고 하더군요. 이것을 홍보함으로써 자사의 기술력과 실행능력을 고객들에게 인식시켜준다고 합니다.

2부는 상상력이 뇌를 자극함에 오는 여러가지 효과와 원리에 대해 보여줍니다. 가짜약을 효과가 있는 것 처럼 속이는 플라시보 효과가 단순히 심리학적인 효과가 아닌 생물학적 효과가 있다는 연구를 보여주며, 운동선수들의 이미지 트레이닝이 실제로 운동했을 경우와 근육의 반응 패턴이 동일함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 외에 공감각(한가지 감각에서 다른 감각을 같이 느끼는 것)에 대한 소개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3부는 상상력을 키우는 교육과 저해하는 교육에 대해 소개하고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상상력은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상상할 수 있는 기회를 자연스럽게 제공하는 것. 그리고 이들이 각종 창의력 대회에서 높은 성과를 보이고 있다는 정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눈에 띄는 실험중 하나는 국내 초등학교 반 아이들의 상당수가 시험평가(결과)위주의 학습에 적응되어 문제풀이 과정을 선택함에 있어 더 쉬워 보이는 것을 선택한다는 점 입니다. 다큐에서는 정답을 맞추는 결과가 아니라 문제해결과정을 자유롭게 상상 할 수 있는 과정의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습니다. 오직 한가지 정답만을 학습하는(외우는) 것은 상상력을 크게 저하시키고, 사고방식의 발전이 정해진 틀에서만 이루어지게 된다는 것 입니다.
아쉬운점은 이 다큐는 상상력 위주의 교육에 의해 따른 기초학력 저하의 해결 방안은 전혀 거론되지 않은채 진행된 점입니다. 다만 뉴튼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을 때는 학교에 가지 않았을 때라는 것을 강조하면서 말이죠. 후훗.

우연히도 오늘 카이스트 에서는 깜짝 놀랄만한 발표를 했습니다. 신입생 중 일부분(150명)을 학력과 수상경력등을 전부 무시한 채 오로지 면접과 창의력만으로 뽑는다는 것이죠. 한국에선 매우 이례적인 일이고 도전적인 시도입니다. 물론 다양한 우려의 의견들이 나오고 있습니다. 내년엔 또 카이스트 기초학력 미달 기사 나오는 것 아니냐 부터 해서 각종 입시 비리가 만연할 것이다. 라는 의견들까지 다양합니다. 그중 눈에 띄는 의견은 창의력이 뛰어난 사람은 절대 노력해서 뛰어넘을 수 없는 벽이 있다. 결국 이러한 것이 또다른 차별을 나을 것이다 라는 점 입니다.
이 말에 대해 공감하는 사람은 있어도 틀리다 라고 말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실제로 예능계 전공자들도 늘상 하는 고민이 '수년을 공부했지만 감각있는 사람이 6개월 배워서 한것이 나보다 낫다.' 라는 점입니다.

주입식교육이 나쁘다고 할 수 있을까요. 이말은 곧 모든 학생은 창의력이 뛰어나야 한다는 말이 됩니다. 하지만 창의력보다 눈에 보이는 것을 더 빨리 습득하는 사람도 있습니다. 물론 창의력이 완전히 거세된체 이루어지는 현 교육은 문제가 있는 것이 확실합니다. 더욱이 한국에서는 교육제도 뿐만 아니라 선생님이나 교수에게 다른 답을 말 할 수 없다는 유교적인 사상 역시 큰 장애로 자리잡고 있죠. 물론 현 국내 최대 교육쟁점이 사교육비인 만큼 이러한 문제가 아직은 국내 교육형태를 바꿔줄 만한 쟁점은 안되는 것 같습니다. 다만 중요한 것은 인식이 완전히 배제되어 있고, 단순히 토론식교육이 좋고, 창의력이 좋다는 것만 알지, 그 가치를 정확히 알아보는 사람이 매우 드물다는 것 입니다. 이 다큐는 그런한 점에서 매우 유익합니다.

불만을 품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자기 스스로 바로잡을 수 있는 것을 깨닫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개인의 문제란 지극히 개인적이기 때문에 스스로 생각할 수 없으면 해결할 수 없다는 것이죠. 눈에 보이는 쉬운답은 어디에나 있고 누구나 생각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답이 아닙니다. 단지 불만에서 나온 반사적인 생각일 뿐이죠. 상상력이 아니라 억압이 나은 희망사항인 셈입니다. 결국 상당수가 해결하지 못합니다.

인생의 발견이란
작은 상상력에서 시작되는 것이 아닐까요. 상상력이 필요한 것은 세상을 바꾸는 것이 아니라 나를 바꾸는 것에도 필요한 셈이죠. 비록 내가 주입식 교육에 찌들었다 한들 말이죠. 적어도 공상이나 망상이라고 무시당하지만 않아도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Posted by 구운소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