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니 - 쵸비츠

2008. 12. 11. 09:34 | 소감


쵸비츠 (Chobits)
미래세계에서 인간과 컴퓨터의 사랑이야기를 다룬  CLAMP 원작의 애니메이션이다. (2002년)

이 애니에는 주인공의 주변인물들을 통해 다양한 인간과 컴퓨터의 사랑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컴퓨터와 바람난 남편에게 버림받은 여자, 컴퓨터아내와 결혼했던 남자, 또 그 남자를 좋아하는 여자. 친누나를 잊지 못해 누나와 똑같은 컴퓨터를 만든 남자. 그리고 주인공은 주어온 컴퓨터 여자아이와의 이야기이다.

이 세계에선 이미 상당수의 사람들이 컴퓨터와 함께 지내고 있다. 연인을 대신하여, 가족을 대신하여... 그러면서 끝임없이 물음을 던진다.

 

컴퓨터는 컴퓨터일뿐 사람이 아니다.

이 세계에는 크게 2가지 형태의 사람들이 있다. 컴퓨터를 좋아하는 사람과, 그런 사람들을 경멸하는 사람.
이와 관련되 주인공은 계속해서 고민하게 된다. 그리고 이 논제는 애니메이션이 후반부로 흐를수록 CLAMP만의 결론을 내어놓는다.

"컴퓨터는 컴퓨터일 뿐인건 사실이다. 그리고 인간이 할 수 있는 일을 컴퓨터가 전부 할 수 없는 것 역시 사실이다. 그렇지만 인간이 아니기에 할 수 있는 것 또한 있다. 우리들은 그 누구를 좋아할때, 그 누구가 나에게 있어 유일한 존재이기 때문에 좋아하는 것이지. 그것이 인간이기 때문에 좋아하는가? 누군가에게 있어 유일한 존재란 특별한 것이다.  그것이 사람이 아닌, 컴퓨터이던지, 동물이던지, 식물이던지, 보석이든지, 그 무엇이든지 말이다. 함께 있어서 행복하다면 충분한 것이다."

 

윌스미스의 아이로봇, 스티븐스필버그의 A.I, 로빈윌리엄스의 바이센티니얼맨, 블레이드러너. 에 그리고 또... 마호로매틱?
이 정도가 내가 알고 있는 감정을 지닌 로봇에 관한 작품이다. 위에 작품들이 감정을 지니게 된 컴퓨터의 입장에서 쓴 작품이라면, 쵸비츠의 경우는 감정을 지닌 컴퓨터와 함께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라는 점에서 약간 다르다.

쵸비츠에는 대단한 로봇3법칙이나, 철학적인 존재의 물음, 지나친 과학문명 발전에 따른 폐해등 어려운 장면은 없다. 오히려 쵸비츠에 나오는 로봇들은 단순하기 그지 없다. 심지어 주인공 '치이' 도 객관적으로 살펴보면 그냥 단순히 주인공이 착한사람이니까 무한정 좋아한것 외에는 그다지 이야기가 없다. 그럼에도 쵸비츠가 좋은 작품인 이유는, 내가 알고 있는 것 중 유일하게 인간과 컴퓨터간의 해피엔딩을 다룬 작품이고, 또 그 논리가 꽤나 자연스럽다는 점이다. 물론 많은 현실적인 문제들을 그냥 잠재워둔것은 사실이다.

주인공 컴퓨터를 만든 사람은 이런 멘트를 날려준다. 아마도 쵸비츠의 근간이 되는 명제.

 

"컴퓨터라고 해서 존재가 무시당하고 사랑을 할 수 없다는 것은 너무나 가엾다."

 

이런 발상은 자기들이 만들어놓은 캐릭터가 너무 귀여워서 살펴주고 싶은 CLAMP아줌마 군단이기에 가능하지 않았을까. (그리고 아줌마군단의 로망은 유부녀 학원강사가 19세 수강생이랑 바람나서 사랑의 도피를 떠나는 장면에서도 들어난다. -_-;;; )

Posted by 구운소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