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 일단, 천계영씨의 이야기 구성능력에 다시 한번 감탄했어요. 사실 <오디션> 만화책을 본지가 워낙 오래되서 이 영화에 나오는 이야기들이 수정된 것인지 아닌지는 잘 모르겠지만, 거의 10년이 흐른 이야기인데도 국내외 상업영화들에 전혀 뒤쳐지지 않는 구성이었습니다.
춤만화를 그리셨던 작가분의 고뇌를 살펴보면 만화란 어떻게든 정지되어있는 화면이기 때문에 아무리 애를 써도 실제 춤의 역동적인 느낌을 그대로 전달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 하다. 였죠. 그런데 들리지도 않는 음악 만화는 더 심하면 심했지 절대 쉬운 소재가 아닌 것은 틀림없어요. 음악 만화는 액션도 없고 순수 이야기 구성능력에만 절대적으로 의존해야 되는데, 천계영씨 능력은 생각하면 생각할 수록 대단한 것 같습니다.
저의 경우 ... '좋든 나쁘든 오디션의 음악을 실제로 꼭 들어봐야 겠다.' 라는 일념하나로 명동까지 다녀왔습니다. 음악은 역시 기대만큼, 기존의 우리나라 애니 음악들을 생각해보면, 정말 정말 만족했습니다. 어느 상업영화에도 뒤지지 않습니다. 뛰어나요.
작화는...네.. 확실히.... 이 영화가 거진 8년동안 제작되었다는데, 정말 초당(24프레임) 만원도 안들었을 것 같은 장면이 상당히 많이 나옵니다. 어떻게든 완성시켜 보이겠다는 의지가 눈물겨웠다고나 할까요. 그래도 작화 품질에 비하면 연출은 꽤 괜찮았습니다.
이 영화는 명동에 있는 서울애니메이션센터에서만 상영을 하고 있는데, 왠 초등학교 저학년 애들과 미취학 아동 7명과 함꼐 봤습니다. 오디션 만화책이 나왔을 때 한글도 몰랐던 애들이 만화영화라고 보러 왔더군요. 솔직히 이 만화는 아이들용은 아니에요. 실제로 영화를 보면 애들에겐 좀 난해한 부분도 많고, 부적절한 장면도 있습니다. (천계영씨가 좀 변태센스가 특출나서...) 어쨌든 이 이유때문에 투자자들로부터 철저하게 외면받았던 것 같습니다. (같이 보던 아이들도 집중못하고, 재미없어하고 난리도 아니었습니다. 후후. )
개봉은 확실히 이번이 최초인 것 같은데 천계영씨 홈페이지에는 아무런 언급도 없는 걸로 봐서는 꽤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네요.
어쨌든 전 정말 재밌게 봤지만 동시에 너무 안타깝기도 하고, 한국 투자자들 개념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없고.. 아~~~